경제/자기개발서를 하도 멀리하고 살아서 최근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하는 중이에요. 이 책도 그래서 읽게 됐습니다. 다 읽고 나서의 감상은 "경제/투자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나)이 읽을 만한 책은 아니었다." 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책인데 전 그럴 돈도 없어요.
투자를 시작하고 난 이후 불안하거나 돈을 어찌 대할지 모르겠을 때 읽을만한 책이네요.
밑줄긋기
시행착오가 우리에게 개인금융을 개선하는 법을 알려주었을까? 우리는 빚에 덜 허덕이게 되었을까? 만약을 대비해 더 많이 저축하고 있을까? 은퇴를 더 잘 준비하고 있을까? 돈이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못 하는지에 대한 더 현실적인 관점을 갖게 됐을까?
나는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돈을 물리학(규칙과 법칙이 있 다)과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심리학(감정과 뉘앙스가 있다)과는 비슷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배워왔다. 이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로, 나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집에서 개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1만년 전이지만, 개들은 아직도 야성을 일부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불과 20년에서 50년 정도의 경험밖에 없는 현대적 금융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특정 개인을 연구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우리가 억만장자, CEO 혹은 뉴스를 장악한 엄청난 실패 사례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연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사례는 그 복잡성을 감안하면 다른 상황에는 적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결과가 극단적일수록 거기서 얻은 교훈을 나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 결과는 극단적인 행운이나 리스크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녹록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전혀 다른 별개이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낙천적 사고를 하고, 적극적 태도를 갖는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돈을 잃지 않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재주를 요한다. 겸손해야 하고, 또한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이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돈 문제에 있어 '생존'이라는 사고방식이 그토록 중요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한 이 유다. 아무리 큰 이익도 전멸을 감수할 만한 가치는 없다.
계획이란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때에만 쓸모가 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일로 가득한 미래야 말로 누구나 맞닥뜨릴 현실이다. 좋은 계획은 이런 험준한 현실을 애써 아닌 척하지 않는다. 좋은 계획은 이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오류의 여지를 강조한다. 계획 속의 구체적 요소들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면 그만큼 경제생활은 위태롭다는 뜻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검소한 생활, 유연한 사고, 느슨한 일정.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더라도 만족하며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무엇이든 해당된다. 안전마진은 보수적인 것과는 다르다. 보수적인 것은 특정 수준의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다. 안전마진은 생존 확률을 높임으로써 주어진 리스크 수준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안전마진이 넓다면 결과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도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아마도 베르그륀 같은 사람이 평생 모은 작품의 99 퍼센트는 거의 아무 가치 없는 것으로 판명 났을 것 이다. 하지만 그건 문제되지 않는다. 나머지 1퍼센트가 피카소 같은 이의 작품이라면 말이다. 베르그륀은 대부분의 경우에 틀렸을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굉장히 옳았던 것으로 끝났다.
파일럿들이 오래전부터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지루한 시간이 끝도 없이 계속되다가 간간이 끼어 드는 공포의 순간"이 바로 자신들의 직업이라는 얘기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로서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것은 자동주행 모드로 유유히 달리던 수많은 세월이 아니라, 간간이 끼어드는 공포의 순간에 당신이 보이는 반응이 될 것이다.
아마존은 파이어폰에 큰돈을 잃어도 문제가 없다. 그 출혈은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아마존 웹서비스같은 것으로 상쇄될 것이기 때문이다. 꼬리가 구조하러 올 것이다.
월급보다도, 집의 크기보다도, 위신 있는 직업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뚜렷한 생활양식상의 변수였다. 돈에 내재하는 가장 큰 가치는 내 시간을 내 마음대 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부를 통해 내게 호감을 가지라고, 나를 우러러보라고 남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싶어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 '남들'은 당신을 보고 감탄하는 과정을 건너뛴다. 부가 우러러볼 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호감을 얻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자신'의 욕망에 대한 벤치마크로 당신의 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너는 네가 비싼 차, 고급 시계, 대궐 같은 집을 원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너는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 네가 원하는 것은 남들로부터의 존경과 칭찬이다. 비싼 물건들이 존경과 칭찬을 불러올 거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나 네가 존경과 칭찬을 받고 싶은, 그런 훌륭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성공한 척 흉내 내도록 도와주는 것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 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실수의 여지를 생각할 때 엄밀한 의미에서 '견딜 수 있는 것'과 '정서적으로 가능한 것' 사이의 차이를 간과하기 쉽다.
돈과 관련하여 가장 큰 단일 실패점은 월급에만 의존해서 단기지출 자금을 마련하고 저축은 전혀 하지 않는 바람에, 내가 생각하는 지출과 미래에 혹시 생길 수 있는 지출 사이에 여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심지어 아주 부자인 사람들도 종종 간과하는 한 가지를 앞에서 보았다. '저축을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심리학자들이 쓰는 용어 중에 재미있는 말이 하나 있다. '역사가 끝났다는 착각 The End of History Illusion.' 역사는 끝났고 변화는 더 이상 없을 거란 착각이다. 과거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 지는 예민하게 인지하면서, 미래에 자신의 성격이나 욕망, 목표 등이 변할 수 있음은 과소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정도 독립성을 얻는 데는 의사 월급이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낮추고 내가 가진 것 보다 낮은 수준의 생활을 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어떻든 상관없이 독립을 좌우하는 것은 저축률이다. 그리고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저축률을 좌우하는 것은 생활양식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sole-chiving > read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르는 강물처럼(셸리 리드) (0) | 2024.11.10 |
---|---|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1) | 2024.11.04 |
[📚]소녀는 따로 자란다(안담) (1) | 2024.11.04 |
[📚]미세 좌절의 시대(장강명) (3) | 2024.11.03 |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김기태) (2) | 2024.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