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들 몸이, 의사도 밝혀내지 못한 이유로 아주 뜨거워질 수가 있어. 온도가 아주 위험할 정도로 올라가."
"알았어." 내가 말했다. 이게 전부일 리가 없었지만 매디슨이 계속 애기하게 만들려고 그냥 대꾸했다.
"불이 붙어." 매디슨이 마침내 말했다. "애들이ㅡ당연히 그런 일이 극히 드물긴 한데ㅡ 몸에서 불이 나."
"농담이지?" 내가 물었다.
"아니야! 정말로 농담 아니야, 릴리언. 내가 왜 이런 걸 가지고 농담을 하겠어?"
"여기에서 사는 거예요?" 베시가 물었는데 그렇다는 답을 간절히 듣고 싶은 듯한 목소리였다.
"응." 내가 말했다.
"릴리언이 우리랑 같이 지낼 거고요?" 베시가 물었다.
"응. 그럴 거야."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집에 온 거예요?" 롤런드는 대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두 아이 다 커다란 눈을 나한테 못박고 있었다.
"응, 집에 왔어." 내가 말했다. 여기가 내 집이 아니란 건 알았다. 아이들의 집도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훔칠 생각이었다. 우리한테는 긴 여름이 남아 있으니 그동안 이 집을 차지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 것이다. 누가 우릴 막겠나? 씨발 우리한테는 불이 있는데.
'매디슨, 너 그 버릇 안 고치면 사람들이 정말 짜증스러워할 거야.' 이렇게 말하곤 했지.
그러면 나는두 배로 했어. 엄마가 나를 꺾으려고 하면 나는 엄마를 꺾으려고 했어. 우리는 아주 사소한 걸 가지고 싸웠어. 엄마는 농구도 못하게 하려고 했지. 어쨌든 엄마가 날 사랑한다는 거 알아. 나도 엄마를 사랑하고. 방법이 엉망진창이긴 해도 엄마는 날 사랑했지 . 아빠는 내가 커서 자기한테 쓸모가 있겠다 싶어질 때까지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몰랐지만. 하지만 엄마는 나한테 상처를 줬어. 내가 상처를 받지 말아야 할 때 상처를 줬어. 그래서 티머 시가 이렇게 희한한 아이여도, 그러니까 재킷 주머니에 꽂는 손수건에 아주 관심이 많은 애인 걸 보고도 나는 막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어.
그때. 천천히, 빛이 베시의 손으로 구르듯 내려갔고 베시가 손에 까물거리는 불꽃을 들고 있었다. 두 손을 컵처럼 오므리고 그 안에 불꽃을 담고 있었다. 마치 사랑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모습이었다. 보일 듯 말 듯. 너무나 꺼지기 쉬운 상태로.
"보이죠?" 베시가 물었고 나는 보인다고 말했다.
그때 그게 사라졌다. 베시는 기계처럼 고르게 숨을 쉬고 있었다.
"이게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베시가 말했다. "이게 다시 안 돌아오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그럴 것 같아." 나는 그 말을 정말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게 없으면 어떻게 우릴 지키겠어요?" 베시가 물었다.
"모르겠다." 내가 말했다. 사람은 어떻게 자신을 지키지? 어떻게 세상이 나를 망치지 못하게 하지? 나도 알고 싶었다. 나도 정말 알고 싶었다.
아이들은 빙빙 돌았고 불꽃이 아이들에게서 떨어져나가 바닥에 들고 내려앉으면 잔디가 잡깐 타다가 꺼졌다. 아이들은 영원히 끝나지 을 끄러 하지도 않았다. 그냥 타게 내버러두었다. 완벽한 날에. 포 아이들로 돌아가리란 걸 알았다. 나는 아이들을 잡으려 하지도, 불 아이들도 내가 잘 이는 아이들, 기이한 몸과 괴상한 습관이 있는 사라지면, 바로 아이들이 나에게 돌아오리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sole-chiving >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렌지와 빵칼(청예) (5) | 2025.08.13 |
---|---|
설자은, 불꽃을 쫓다(정세랑) (1) | 2025.07.22 |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정세랑) (2) | 2025.07.22 |
너의 유토피아(정보라) (0) | 2025.07.08 |
어린이는 멀리 간다(김지은) (2) | 2025.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