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찬란하고 자주 우울한밑줄 긋기 경조증 시기의 2형 환자들은 유독 밝고 쾌활하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과하게 생기가 넘칠 뿐. 말을 하지 않으면 주변에서는 대부분 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한다.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들조차도. 독일 작가 토마스 멜레는『등 뒤의 세상』이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이 앓고 있던 1형 양극성 장애를 기록하며 조증 시기의 자신을 '뇌가 타버린 광대'라고 표현했다. 경조증은 조증만큼 심하지는 않으니까. 그의 표현에 따르면 나는 '뇌가 좀 더 번쩍이는 광 대'쯤 되었겠다. 경조증이 지나가면 스스로를 혹사시킨 만큼. 혹은 그보다 긴 회복기를 거쳐야 했다. 경조증 시기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에너지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그릇된 것이었는데, 이 시기의 나는 그사실도, 그리고 ..